[삼성 북미 통합 콜센터를 가다] 전화로 민원해결 한달 60만건
'따르릉, 따르릉!’ “고객님, 삼성전자에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18일 오전 9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동남부의 작은 도시 그린빌. 고요한 벌판에 위치한 ‘삼성 북미 통합 콜센터’ 전화기들이 연신 울려댄다. 21인치 최신형 LCD 모니터 2대가 놓인 책상 앞에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낀 상담원 300여명은 고객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정신 없다. 모니터 한 대에는 고객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또 한쪽에는 제품 설명 매뉴얼을 보면서 대처하는 상담원들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됐다. 센터 곳곳 천장에는 목표 서비스 시간과 질 등을 평가하는 상황판의 수치가 시시각각 바뀌면서 상담원들의 자세를 긴장시키고 있다. 같은 시각 센터 중심에 위치한 상황실에서는 6대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각종 통계와 상담원들의 현재 상황이 실시간으로 점검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주법인이 그린빌에 8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콜센터를 연 것은 지난해 5월. 버라이즌 등 대형 통신업체와 비교하면 소규모지만 전자업계 콜센터로는 최대다. 이곳에서는 총 600여명의 상담원들이 교대로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전국에서 걸려오는 전화상담을 맡는다. 한달 평균 걸려오는 전화만 60만건. “제품에서 세계 최고에 오른 삼성전자의 다음 단계는 서비스 강화입니다. 콜센터는 1등 서비스를 위한 꽃이라고 보면 되지요. 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를 달성하기 위한 싸움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미주법인 서비스 책임을 맡고 있는 서중채 상무의 말. 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담원들의 업무는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다. 크게 단순 제품 안내와 고장 등을 처리하는 기술 상담, 이들도 처리 못한 내용을 담당하는 전문 상담 등이 그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전자제품의 특성상 주 단위로 직원 재교육이 3개 교육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한쪽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상담원의 일대일 면담도 끊임없이 이뤄진다. 늘 고객들의 불평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한 사기진작 프로그램도 가동되고 있다. 한 상담원은 “직원 처우나 제품 퀴즈대회 등을 통한 분위기 전환 노력이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10월 센터는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퍼듀대학교 ‘우수 콜센터 인증’을 TV 부문에서 획득했다. 오픈 5개월여만의 성과였다. 우수 콜센터 인증은 전 세계 5만여개의 콜센터 가운데 불과 8% 정도만 받았을 정도로 평가가 까다롭다. 센터는 한국어 전화상담 서비스팀(888-517-5350)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 하루 평균 15~20건의 상담을 했지만 최근 30~40건 이상으로 2배 가량 늘었다. 고객지원부 김승수 차장은 “2월 초 뉴욕중앙일보를 통해 소개된 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